그러니 희망을 잃지 마세요(SO DON'T LOSE HOPE): 이직 성공의 소회

2020. 8. 11. 18:52일상/오늘

며칠 전에 명동 거리를 지나가는데 

누군가 벽에 붙은 이 그림을 촬영하고 있길래

나도 유심히 들여다봤다. 

 

(저게 뭔가 싶어 찾아보니까

커뮤니티 플랫폼 기업에서 공간 조성을 하려는 것 같다. 

뭐 현재는 퍽퍽한 공사현장인데, 

소소하지만 센스있는 그림을 붙여놨다.)

 

오늘 조금 쳐지더라도 곧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희망을 주는 일러스트. 

 

명동 한복판에 붙어있던 일러스트 @페이지명동

 

얼마 전에 퇴사를 하면서 나름 여러가지 그림을 그려놨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딱 터지면서 첫 계획부터 시원하게 강제 종료가 됐다. 

 

나는 성취욕이 상당히 강한 인간이고

열심히 공들인 결과가 딱! 나왔을 때의 보람이 내 넘치는 에너지의 원천인데,

첫 발을 내디뎌보지도 못하고 망해버리는 것들에 대해 

허탈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다시 동기부여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나만 얻어맞은 거 아니니까 얼른 마음을 다잡으며 플랜B를 짜고 위안이 될 만한 것들을 마련하곤 했지만

계획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아서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새로운 곳으로 이직이 결정됐다. 

 

몇 년 전에 첫 퇴사를 할 때,

내 모습은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도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그림이었다. 

물론 아주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결심을 했는지 알고 많이들 응원해줬지만. 

 

'이대로 가면 열흘 뒤가 암흑이지만 오늘부터 땀을 흘리면 사나흘 뒤엔 웃을 수 있으리라'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나를 둘러싼 어떤 허울들을 다 벗어던지고 새롭게 쌓아나가는 과정을 겪었다. 

이번 이동은 그때부터 사나흘이 아니라 한 엿새쯤 지나 새로운 진입로에 들어서는 특별한 기분이다. 

 

그리고 분명 저 사진을 명동에서 찍을 때까지만 해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금세 내 인생의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됐다. 

 

이젠 기약없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새로운 무지개를 만나고 꽃을 피우는 과정을 겪어야 하니까

다시 한 번 나의 에너지를 저어기 밑바닥부터 끌어올려본다. 

So Don't lose Hope. 

 

그동안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겪은 온갖 돌발상황과 해결과정,

내 마음과 마주하고 판단을 내리고 나를 이해하고자 했던 모든 과정이 이번에 빛을 발한 것 같다. 

난관을 겪을 때마다 '난 홍보쟁이고 이것도 내 인생의 위기관리지!' 하면서

재빠르게 플랜B를 찾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넘기는 법을 배웠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다. 

생각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나의 회복탄력성에 감사한다.  

 

요즘 하늘도 그렇다. 

비오고 흐리고 우울한 날이 이어지다가 얼마 전 세상 화창한 날씨를 보여줬다. 

 

 

+ 새로운 패턴의 삶이 디자인되면서 이 공간의 성격도 또 달라지지 않을까?

새로운 취미, 새로운 insight, 새로운 글들로 가득 채워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