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6. 02:33ㆍ일상/오늘
#MRI검사
그동안 건강부심과 체력부심이 늘 있었는데 올해 와장창 무너졌다. 여성 두명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다는 근종…이 많이 커져서 이제는 떼어내야 할 것 같다는. 흔한 수술이긴 하나 생애 첫 수술, 그것도 전신마취 수술을 경험하게 됐다.
건강검진을 하면 10년간 딱 하나만 추적관찰이 있고 나머지는 올클린(?)이었는데 그 하나때문에 수술까지 하게 될 줄이야.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역시
그래서 지난주에 생애 첫 MRI 검사를 받았다.
나는 골반 MRI 촬영이고 40분이 소요된다고 했다. 병원도 익숙하지 않고 이런 정밀검사를 받는게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라요 모드로 갔다. 6시간 전 금식 지키고, 몸에 금속 다 빼고 오래서 속옷은 필라테스할 때 입는 스포츠브라와 심리스로 착용하고 갔다. 근데 상의 속옷은 그냥 벗고 가운 입었다.
이제 몸에 뭐 없겠지! 생각했는데 마스크도 코 부분에 와이어가 있어서 검사 받을 때는 착용 불가능함
여리여리 파스텔톤의 심신안정형 인테리어를 바라보며 어딘가 멍하게 앉아있는데 드디어 간호사님이 첫 질문을 건네주심
“좋아하는 가수 있으세요?”
“네?” (어리둥절)
“검사 중에 시끄러워서 음악 틀어드릴 건데 좋아하는 가수 말씀해주시면 유튜브에서 찾아서 틀어드릴게요”
차병원은 참 센스있는 곳
다만 그날그날 꽂히는 한곡 무한재생을 즐기는 나에게 은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 그냥 팝송으로 틀어달라고 했다. 케이팝은 잘 모르기도 하고 한글 가사가 들리면 편하게 잘 수 없을 것 같아서.
근데 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MRI 소음이 커서 음악이 잘 안 들린다. 모르는 노래면 멜로디가 더 안 들린다.
차라리 암욜맨(..)같은 후크송이나 목탁소리 ASMR이나 좋아하는 한곡 무한반복이 나았을수도.
아니면 강한 비트의 락이나 사물놀이 휘모리 장단을 틀어달랠걸 하는 생각까지 해봄
다음은 장운동 억제제 먹고
조영제 맞을 혈관 자리 확보하기
난 혈관을 찾기 힘든 팔뚝을 가지고 있어서 채혈 때마다 간호사들이 혈관 찾다가 손목까지 여기저기 바늘로 찔러보는 일이 허다하다보니 조영제 부작용보다 바늘 꽂는거에 더 겁먹었다. 역시나 이날도 팔꿈치 접히는 부분에서 혈관을 찾지 못해 손목에 맞았는데 혼자 오만상 하고.. 뭐 막 아프진 않았음.
그리고 난 왼손잡이라 주사 맞거나 채혈같은거 할때 늘 오른팔에 해달라고 따로 요청하는데 조영제 맞는건 오른팔에 한다고 해서 편했다.
그러고 잠시 기다렸다가 본격적인 MRI 검사에 돌입
일단 자세를 잡고 누우면 왼손에는 불편하거나 위급상황에 누를 수 있는 버튼(?)같은걸 쥐어준다.
다만 조영제가 들어갈 때 누르게 되면 사실상 검사에 실패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설명해주심. 오른팔은 조영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데, 조영제가 들어가면 부작용도 있고 느낌이 불편할 수도 있어 식염수를 넣어 테스트 겸 어떤 느낌이 드는지 미리 알려준다.
그리고 골반검사다 보니 골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묵직한걸 배에 올려주는데 내 혹의 크기 때문인지 그게 은근히 돌덩이를 얹은 듯 불편하고 아팠다. 사실 이게 아파서 소음이고 뭐고 신경이 크게 쓰이지 않았다.
담요를 덮어줄지 물어보길래 덮어달라고 했더니 두세개로 발끝까지 꼼꼼하게 날 포장(?)해주셨다.
난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MRI 검사실에서는 눕자마자 춥다고 느꼈고, 검사 내내 담요 너모 소중했음
또 머리가 간지러울 수 있다며 친절하게도 긴 머리를 곱게 뒤로 넘겨줬다. 그리고 마지막에 귀에 헤드폰을 씌워주는데 뭔가 이불에 돌돌 말려 귀까지 덮힌 내 모습이 웃겨서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 터져서 참느라 힘들었다.
그러고 본격적으로 MRI 기계에 들어감
기계 어디까지 들어가는 건지 몰라서 중간에 조영제가 들어가면 더 안으로 들어가나? 이런 상상도 해가며 신기방기하게 봤지만 한번 쏙 들어가면 끝
배를 누르고 있어 은근 불편한데다 소음이 요란하긴 해서 막 비몽사몽 잠들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움직이면 안된다 해서 몸의 긴장을 빼야겠다는 생각과 소음에 귀기울이지 않기 위해 머릿 속 꽃밭(..) 모드 풀가동
조영제가 들어갈 때 안내멘트 해준다고 했는데 기다려도 안나와서 도대체 언제하지 싶었는데 40분 중 한 30분은 그냥 검사받고 마지막 10분 전쯤 조영제가 들어가는 느낌? 생각보다 굉장히 늦게 들어갔다.
조영제가 몸에 들어가면 내 몸의 혈관을 타고가는 느낌을 사-악 느낄 수 있다는데 나는 배의 불편감 때문에 조영제 느낌은 거의 없었다. 그냥 처음에 손목에 많은 양의 무언가가 들어가는구나 너낌만 있었다. 검사 끝나고도 조영제 부작용이나 불편감 이런건 전혀 없었음
그렇게 엠알아이 검사 끝
주사바늘 꽂을 때 오만상을 해서 그런지 바늘 뺄 때 간호사샘이 괜찮냐고 물어봤다.
# 건강
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건강부심에 스크래치가 났고, 딱 일년만에 악화된 몸상태에 작년에 한껏 쌓인 스트레스 생각도 나고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와서 펑펑 울기도 하고 며칠간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올해는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늘 고민해서 안될 일은 미리 전전긍긍하지 않겠다며
마음 다스리는 법을 매일 연구 중이다.
근데 이렇게 잠 안올 때 수술 날짜며 여러가지 조율할 것들이며 여러가지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는 걸 보면 아직 수양이 부족한가보다.
나 자신을 내가 더 챙겨야겠다
스트레스에서 나 스스로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더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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