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빈 대신 바닐라티로 파운드케이크 만들기 (feat. CORSON, 구겔호프)

2020. 8. 5. 19:04취미생활/베이킹


빵틀 포스팅에 이은 

구겔호프 만들기 포스팅

 

구겔호프 틀을 사놓고 포장 그대로 한 달 정도 방치해두고 있었다. 

겉모양만큼 속도 알차게 뭔가 부재료를 넣고 싶은데

바나나, 호두, 얼그레이, 코코넛, 당근, 아몬드 등 다양한 재료가 가능한데 뭘 넣을지 한참 고민했다.

 

얼그레이를 넣을까? 하다가 바닐라빈(Vanilla Bean)에 홀려서

'바닐라빈은 비싸고 관리가 어렵다'는 등 후기들을 쭉 읽던 중  

우리 집에 아주 좋은 대체품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바로바로 CORSON 바닐라티! 

 

 

전 회사 사수가 모리셔스 신행 다녀오며 선물로 줬던 바닐라티. 모리셔스 특산물이 바닐라빈 아니겠어용

 

 

바닐라는 멕시코 원산지인 난초과의 식물이다. 

바닐라 열매인 바닐라빈의 꼬투리와 안에 든 바닐라씨를 발효시켜서 향료로 사용한다. 

 

 

바닐라가 재배되는 지역(초록색), 합성향이 아닌 바닐라빈은 사실 굉장히 비싸고 귀한 향신료다. 

 

하지만 바닐라를 차로 마시면? 물론 천연 바닐라향이 가져다주는 풍미는 상당히 좋다.

맛은.. 우리에게 익숙한 합성 바닐라향이 가미된 아이스크림이랑 많이 다르다. 

씁쓸함은 홍차랑 엇비슷함(홍차베이스니께?) 그리고 우리 집에 다른 홍차는 여러가지로 구비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충동적으로 얼그레이 대신 바닐라티 티백을 활용해 구겔호프틀을 개시하기로 했다. 

시작하기 전부터 이거 꽤 괜찮은 조합같다. 

 

# 바닐라 구겔호프 (파운드케이크) 만들기

정량표기와 반죽과정은 생략. 그래도 대충 요약해본다. 

 

1. 버터와 계란은 실온상태로 최소 30분 이상 둔다. 버터가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전자레인지로 살짝 녹여서 써도 괜찮다. 너무 오래 돌리지 않도록 주의. 

2. 버터의 크림화. 버터가 뭉치지 않도록 계란을 조금씩 섞어주는 것이 포인트. 

나는 이 단계에서 레몬즙(or라임즙)을 몇 방울 넣어서 향을 잡아줬다. 

 

 

버터가 말랑말랑해지는 중. 이것보다 좀 더 녹아야 뭉치지 않는 것 같다. 

 

제일 처음 파운드케이크(믹스) 만들 때는 진짜 레시피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으로 때려넣었지만

점점 반죽의 농도에 더 신경쓰게 된다. 

그리고 버터와 계란을 섞을 때 버터가 뭉치지 않도록 크림화하는 것도 더 신경쓰고.

 

3. 여기에 우유 넣고 믹스를 넣어준다. 바닐라티백을 이때 넣음. 

 

 

바닐라빈이 아주 잘게 갈려있어서 베이킹에 써먹기 딱이다 싶음 

 

4. 구겔호프틀에 버터를 발라서 나중에 빵과 분리가 잘 되도록 한다. 

5. 틀에 반죽을 넣고 평평한 바닥에 한번 쳐서 공기를 빼준다. 

나는 반죽을 붓기 전에 구겔호프틀 바닥에 건조코코넛 슬라이스를 조금 뿌려줬다. 

집에 새로 산 호두가 있길래 생호두도 그대로 넣어봤다. (보통은 살짝 볶아서 넣는다네요)

 

 

 

 

반죽에 비해 티백 양이 많다. 다음에는 양 조절 해야겠다.

티백 20개 조금 넘게 있는데 아껴써야지. 
조금만 더 발전하면 믹스 쓰지 않고 밀가루 계량해서 만들 것 같다. 엣헴

 

하지만 현재는 집에 파운드케이크 믹스가 남아있으므로 믹스로 만들기. 

2봉 중에 1봉만 썼다. 대략 구워보니 구겔호프 틀의 반이 조금 넘는 정도로 부풀어오른다. 

 

 

처음 사용해보는 구겔호프 틀

 

음... 맛은 좋은데 뭔가 애매한 것 같다. 
울퉁불퉁하게 부풀어오른 밑면을 빵칼로 잘라냈더니 이렇게 도넛마냥 납작해졌다.


그리고 레몬즙과 슈가파우더로 레몬아이싱을 시도해봤는데...... 아니 슈가파우더가 이렇게 많이 들어가나?
농도조절에 실 to the 패

 

바닐라티백을 넣은 것은 진짜 굿굿굿 

라임즙을 넣긴 했지만 계란이나 밀가루맛이 확실히 잡히고

바닐라향이랑 홍차향이 진하게 느껴져서 진짜 대존맛 JMT 

 

 

건조코코넛 슬라이스 +  바닐라티 + 레몬아이싱... 맛은 확실한데 티가 잘 안 난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만들어보기. 

 

 

 

 

생호두를 넣어도 생각보다 맛있어서 이날도 호두를 넣어봤다.  

그리고 구겔호프틀에 넣을 때 코코넛슬라이스를 더 많이 깔았는데 내가 생각한 그 느낌으로 나오진 않았다.

 

 

구겔호프틀에 갓 구워 나온 상태

 

급하게 다시 레몬 아이싱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슈가파우더를 먼저 넣고 레몬즙을 조금씩 첨가해가며 농도를 조절했다.
아니 대체 슈가파우더를 얼마나 많이 넣어야 내가 원하는 그 꾸덕한 농도가 될까.

 

 

레몬아이싱 만드는 중. 슈가파우더가 그렇게나 많이 들어가는 줄 몰랐다. 
레몬 아이싱 농도가 만족스럽지 않지만 일단 구겔호프에 부어봤다. 
코코넛 슬라이스를 조금 더 올려서 토핑한 느낌을 내줬다. 이미 빵에도 많이 들어가서 조금만 뿌렸다. 

 

 

 

사이즈가 손바닥만한 크기긴 한데 뭔가 던킨도너츠 보는 것처럼 귀여운 느낌이다. 그것은 높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슈가파우더를 그대로 또 뿌려줬다. 

슈가파우더를 뿌리면 일단 맛있어보인다. 

이정도면 토핑으로 모든걸 커버해보려는 수준이다. 헤헹 

 

 

토핑을 마친 구겔호프(맞니?) 

 

파운드케이크 반죽이니까, 냉장고에서 잠시 숙성했다가 먹기로 했다. 

비닐로 꽁꽁 싸서 냉장실에 넣고 반나절 정도 보관했다. 

 

이제 진짜로 완성. 

 

 

 

 

잘라봤더니 바닐라빈 가루와 호두가 콕콕 박힌거 티난다. 

바닐라티백 반으로 줄였더니 은은하게 향이 나면서 맛있다. 

코코넛향과도 잘 어우러진다. 

 

 

 

 

 

 

믹스로 했더니 양 조절이 안돼서 구겔호프 층이 반만 나왔고 

컷팅을 해도 예쁜 느낌은 덜하다...

 

다음에는 파운드케이크 믹스 말고 밀가루를 직접 계량하던가, 믹스 두 봉을 모두 넣고 만들어봐야겠다. 

처음 시도해본 것 치고 맛이 괜찮은 점은 만족스럽다.